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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레슨

7. 아이콘과 네이밍, 그리고 설명페이지 한 장의 힘


동일한 기술과 같은 컨셉으로 제작된 두 개의 앱이, 하나는 잘 팔리고 다른 하나는 지지부진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앱스토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오늘은 이 판매량의 차이를 만든 원인들에 대해 분석해보자.

앱스토어는 오픈마켓이란 특성으로 누구나 쉽게 시장에 뛰어들 수 있지만, 도용이 쉽다는 문제도 야기한다. 한 제품이 성공하면 비슷한 제품이 연이어 올라온다. 실제로 앱스토어에서 비슷한 컨셉을 가진 제품들을 찾는 것은 매우 쉽다. 또한 한번 등록된 앱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비슷한 제품이 많아지는 현상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지하철 노선도 앱을 출시했다고 가정해보자. 

최초로 출시된 앱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비슷한 앱들이 쏟아진다. 결국 현격히 차별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한 당신의 앱도 많은 지하철노선도 앱들 가운데 하나가 된다. 비슷한 제품들과의 싸움, 제품 포장 능력이 중요한 이유다. 

여기서 포장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기 전까지 보게 되는 일련의 화면들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아이콘, 네이밍, 그리고 설명 페이지가 있는데 이런 포장의 종류를 알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앱을 구매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앱 구매습관 분석부터 시작하자 
우리가 판매하는 앱은 기존의 상품들과 다르다. 현실 세계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는 손으로 만져도 보고 제품에 대한 정보도 꼼꼼히 살펴보면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앱을 구매하는 고객의 습관은 일반적인 구매패턴과 상이하다. 신중을 기하기보다는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격이 낮은 경우 이런 경향이 더 심하다. 보통 앱을 구매할 때는 먼저 아이콘과 이름을 보고 추측을 한다. 

그리고 제품에 관심이 생기면 아이콘을 클릭해서 제품 설명페이지로 이동한다. 제품 페이지는 앱을 공급하는 자가 올린 설명 글과 4장 정도의 제품 이미지, 그리고 구매한 사람들의 만족도를 표시하는 평점으로 구성된다. 

바로 이러한 일련의 요소들이 제품의 구매여부를 결정하게 만드는 앱의 포장요소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과정이 매우 빠른 순간에 충동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눈에 띄는 아이콘과 명확한 네이밍, 그리고 구매를 자극할 만한 설명페이지 등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콘은 당신이 개발한 앱의 ‘얼굴’이다 
   
    
       
  

이미지 판매 사이트에서 구매한 이미지로 만든 아이콘들의 예



개발자의 경우 앱의 아이콘을 대충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통상 별도의 디자이너가 없기 때문인데, 선명하지 않은 이미지나 심지어 빈 화면에 텍스트로 앱 이름만 써서 아이콘을 대체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콘은 앱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즉, 가장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소개팅에는 ‘3초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처음 만나 3초 안에 첫 인상이 결정되고 이후 관계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의미다. 

앱도 다르지 않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라도 아이콘이 볼품없다면 클릭 한 번 없이 철저히 무시당할 수 있다. 주변의 디자이너가 없다면 외주를 통해서라도 멋지고 예쁜 아이콘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이미지 판매 사이트를 통해 아이콘 이미지를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이콘을 만드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제품의 가장 큰 특성을 설명하는 단어를 찾는다. 예를 들어 그 특성이 ‘마술’이라면 ‘매직(magic)’이 키워드가 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이미지 판매 사이트에 들어가 ‘매직(magic)’ 또는 ‘매직 아이콘(magic icon)’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한다. 외국의 유명한 사이트의 경우 마술사나 마술도구처럼 마술과 관련된 수많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가격은 사이트 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전문가들이 판매하는 곳을 제외하면 2000원~2만 원정도면 원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성공하는 앱은 이름부터 다르다 
   

필자는 '트리커'란 모 브랜드 밑에 다양한 서브 브랜드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회사나 제품의 브랜드 네이밍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휼륭한 브랜드라도 소비자에게 제대로 인식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앱도 마찬가지다. 명확하고 기억하기 쉽거나 차별성이 있어야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다. 

브랜드는 크게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브랜드'와 '추상적인 브랜드'로 나눌 수 있다.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브랜드’는 상품의 특징을 쉽게 알 수 있지만, 추상적인 브랜드는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상품인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브랜드 명이 성공하면 일반적인 브랜드명이 가질 수 없는 차별성을 확보하게 되는 장점도 있다. 

한 가지 예로 '모 브랜드 확장전략'을 들 수 있다. 필자는 '트리커'라는 모 브랜드를 만들고 '트리커_월드컵' '트리커_총싸움' '트리커_펀' 같은 하위 브랜드를 만들어 출시하고 있다. 이 전략이 얼마나 성공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트리커'란 이름이 소비자에게 정착되는 순간 나머지 하위 브랜드들도 그 혜택을 업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제품이 평범하다면 제품의 특성이 나타내는 보통명사를 사용해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브랜드’명을 만드는 것이 좋다. 상품을 검색의 결과에 쉽게 노출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 비슷한 앱이 없었거나 눈에 띄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추상적인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상황에 맞는 네이밍 전략을 실행하도록 하자. 

제품이 무료가 아닌 이상 고객이 직접 구매해서 시연해보기 전에는 그 제품을 판단할 기준이 없다. 아무렇게나 아이콘, 네이밍, 설명 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현실세계에서 열심히 만든 제품을 싸구려 용기에 담아 팔면서 많이 팔리기를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음시간에는 포장의 두 번째 관문인 ‘제품 설명페이지’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이 두 관문에 대한 내용을 잘 염두에 둬 내 앱을 보다 멋지게 포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