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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레슨

24. 가격전략 (1)


앱스토어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같이 치열한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획, 개발, 마케팅 전략의 삼박자가 맞아야 최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요즘 출시되는 국내외 앱을 보면 초기에 비해 기획이나 개발적인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멋진 기능, 화려한 디자인을 가진 앱들이 매주 출시된다. 하지만 아직 많은 분들이 실수를 범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가격전략이다. 가격전략은 결코 쉬운 내용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전략을 펼쳤느냐에 따라 수익을 크게 변화 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앱의 가격을 정하는 모습을 보면 대개 최소 금액인 0.99달러를 설정하고 그 가격을 계속 유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소가격이 가장 많은 앱들이 책정한 가격이라 합리적이며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유발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가격측정은 매우 위험하다. 만약 당신의 앱이 3000원의 가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논리로 1000원에 팔고 있다면 앱이 하나 팔릴 때마다 당신은 2000원을 허공에 날리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가격에 대한 2가지 오해 중 첫 번째 오해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간단하지만 매우 중요한 내용이니 자신이 제작한 앱에도 꼭 적용시켜보자.


오해 1: 개발기간과 가격은 비례한다?

가격에 대한 가장 많은 실수가 일어나는 부분은 개발기간과 비례하여 가격을 측정하는 경우다. 특히 개발자분들의 경우 상당수가 이 방식으로 가격을 측정하는데 이를 증명하는 단적인 예를 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옆에 그림을 보면 왼쪽 핸드폰 안에 앱이 하나 실행되고 있다. 이 앱의 이름은 ‘베이비 폰’인데 그 기능과 탄생배경은 이렇다.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가 실제 개발자였는데 아이가 자꾸 핸드폰을 달라고 보채서 핸드폰을 주면 아무 버튼이나 눌러 119 같은 이상한 번호로 전화가 연결되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베이비 모드란 것을 두었고 이 모드가 작동된 상태에서는 버튼을 눌렀을 때 버튼에 연결된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게 했다. 예를 들어 화면처럼 특정 동물이 나와 사운드효과를 재생할 수도 있고 아이의 부모 사진이 나오면서 녹음된 “우리 아기 사랑해~”라는 육성을 들려줄 수도 있다.

자. 이제 이 앱에 대한 특징을 알았으니 필자가 문제를 하나 내보겠다. 여러분은 이 앱의 가격으로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마 몇 초 걸리지 않아 머릿속에 자신만의 가격이 측정될 것이다. 필자는 강의나 강연을 할 때마다 이 질문을 매번 하는데 그 결과가 매우 재미있다. 보통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은 900원 정도를 말하는 반면 개발자 출신 특히 개발적인 백그라운드가 강한 사람의 경우는 200원 심지어 0원, 즉,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이제 필자가 정답을 말하겠다. 이 앱의 가격은 2900원이다. 아마 “뭐야~ 왜 이렇게 비싸”라고 말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사람이 있다면 개발자적인 사고로 무장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 당시 2900원이라는 가격이 측정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 가격을 보고 터무니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달랐다. 필자는 이 가격이야 말로 정말 가격전략을 잘 세운 케이스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앱은 성공적인 가격전략에 힘입어 단기간에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사실 이 앱이 어떤 식으로 이 가격이 설정되었는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필자가 타당한 가격으로 생각한 근거는 바로 오른쪽 그림에 있다.




이번에는 오른쪽 그림을 살펴보자. 이상하게 생긴 장난감이 하나있다. 이 장난감의 이름은 왼쪽 앱의 이름과 동일한 ‘베이비 폰’이다. 그럼 한 번 더 같은 질문을 하겠다. 이 장난감의 가격은 얼마라고 생각하는가? 이번에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겠지만 필자가 인터넷을 통해 조사했을 때 가장 비싼 곳에서 무려 4만9천원이라는 가격에 이런 제품이 팔리고 있었고 보통 저렴한 곳도 2~3만 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자, 이제 감이 오는가? 기존에 4만원의 가격을 주고 샀던 ‘베이비폰 장난감’은 부피도 크고 기능도 고정되어있다. 하지만 ‘베이비폰 앱’은 휴대폰 안에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로 챙기고 다닐 필요도 없고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들을 계속 추가로 제공할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2900원에 ‘베이비폰 앱‘을 사겠는가 아니면 4만원을 주고 무거운 ’베이비폰 장난감‘을 사겠는가?

제품을 구매할 사람은 제품을 개발한 사람이 아니다. 때문에 실제 구매할 사람의 관점에서 가격을 측정해야 하는데 단지 내가 개발을 했고 그 개발에 든 리소스가 별로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을 낮게 측정하는 실수를 범하면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번에는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 같은 시기 필자가 제작했던 ‘지하철 알리미’와 비교해보자. 개발기간을 보면 베이비 폰의 경우 디자인이나 사운드가 준비된 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순수 개발시간은 최대 1주일을 넘지 않았을 것이다. 능숙한 개발자라면 하루 안에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하철알리미는 3개월이라는 개발기간에 필드 테스트에만 1달이라는 시간을 쏟아 부었다. 이 경우 단순히 개발기간에 비례해서 가격을 산정한다면 지하철알리미의 가격이 더 높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 지하철알리미는 초기 대중적인 사람들이 구매자란 생각에 가격을 900원으로 측정했었고 나중에 1900원으로 상향조정 했었다.

이렇듯 개발기간과 제품의 가격과는 아무런 비례관계가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만든 제품을 실제 구매하는 소비자는 누구인지 분석하고, 런칭하려는 시장에 이와 비슷한 경쟁제품이 어떤 것들이 있고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해서 주어진 환경에 맞는 최적의 가격을 찾는 것이다.



소비자는 모른다. 여러분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앱 제작에 쏟아 부었는지. 그들이 관심 있는 것은 ‘개발시간’이 아닌 제품을 사용하므로 얻을 수 있는 ‘가치’이며 결국 가격전략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이 가치에 대한 적정수준의 가격을 측정하는 것이다.

수익을 증가 시키고 싶은가? 그 동안 앱을 제작하느라 고생했던 노력을 보상받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앞으로는 개발에 투자하는 노력만큼 가격전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