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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레슨

16. 디자이너와 협업하기






 성공적인 앱을 제작하는데 있어 디자인의 역할은 매우 크다. 아무리 제품 자체에 훌륭한 기능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게 되는 첫 관문은 아이콘과 스크린 화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많은 개발자들이 디자이너와 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도 개발자가 만든 낮은 품질의 디자인을 만나 매력이 반감되고 소비자의 눈에 띄지 못한 채 사장되기도 한다. 많은 개발자들과 이야기 해본 결과 앱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결국 개발자들이 디자이너와 협업하지 않는 이유는 의도적이기 보다는 그 방법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은 디자이너를 구하는 방법과 원활한 협업을 위해 꼭 알아야 하는 두 가지 내용에 대해 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디자이너 쉽게 구하는 방법

 많은 사람들이 디자이너를 구하는 방법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개발자는 어떻게 구했는데 디자이너는 따로 구하기가 힘들어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기로 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더러 보았다. 정말 디자이너 구하기는 어려운 것 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서 하는 방법과 똑같이 하면 된다.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서 개발자가 모이는 사이트나 카페를 가입하듯이 디자이너를 구하기 위해서도 디자이너들이 모이는 곳을 알면 가입을 하면 된다. 디자이너 전문 사이트들을 이용해도 되지만 각종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디자이너 관련 카페들도 많으니. 이런 곳의 구인/구직란을 활용해보자. 생각보다 쉽게 디자이너를 만날 수 있다. 

 단, 디자이너를 구할 때는 여러분이 제작하려는 앱의 디자인에 적합한 디자이너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디자이너를 구할 때 단순히 ‘경력이 많은 디자이너에게 맡기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간단한 게임 앱을 만드는데 대용량 서버 개발자가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디자이너도 그 역할이 다양하게 세분화 되어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로 이전에 한 작업들을 확인해 적합한 사람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 



디자이너와 협업시 주의할 점


1. 요구사항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전달하라 

 디자인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반에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프리 디자이너를 구해 같이 작업하는 개발자들을 보면 단순히 디자이너에게 제작할 앱의 내용을 말해주고 여기에 맞는 이미지를 알아서 예쁘고 멋지게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하지만 이 경우 나중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이상한 결과물이 나와 수정을 요구 할 가능성이 크다. 마치 개발자가 계속 수정되는 고객의 요구사항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면 서로 간의 신뢰가 깨지고 제작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물론 디자이너의 창의력을 믿고 일을 맡겨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초반에는 잘 정리된 스토리보드를 가지고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자신의 생각을 스케치하기 어렵다면 비슷한 디자인 컨셉을 가진 이미 출시된 앱 들의 이미지를 캡처해  보여주면 좀 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올해 초 헬스 트레이너 기능 을 가진 앱을 제작한 적이 있었는데 멋진 디자인을 입히고 싶어 주변에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영입해 같이 작업을 했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능력을 너무 신뢰한 나머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고 최대한 예쁘게 디자인을 해달라고만 부탁했다. 완성된 디자인 결과는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디자인 자체가 나빴던 것은 아니었지만 필자가 생각했던 헬스 트레이너란 앱의 컨셉과는 맞지 않는 이미지들로 구성된 화면이었다. 결국 앱의 컨셉에 대해 다시 설명했고 원하는 이미지에 대해 서로간의 충분한 이해를 거친 뒤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이처럼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도 충분히 전달됐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는 흔히 발생한다. 특히 충분한 의사소통의 과정 없이 적당히, 알아서, 잘 해주란 말로 디자인을 부탁하는 경우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높고 말 그대로 적당한 선에서 디자인 작업이 마무리 되게 된다. 디자인을 요청할 때는 세부적인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자. 



2. 이미지에 대한 좌표 값은 반드시 요청하라 


필자는 디자이너랑 작업을 하면 무조건 요청하는 엑셀파일이 하나 있다. 이 파일의 내용은 휴대폰의 전체 화면에서 이미지 하나하나가 위치할 좌표 값을 정리한 것인데 왼쪽은 완성된 전체 이미지가 있고 오른쪽은 각각의 이미지가 위치한 좌표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런 파일을 요구하는 이유는 필자의 개발경험에 의해서 나온 것인데, 디자이너에게는 별것 아닌 작업 같지만 개발자에게는 정말 중요한 필수자료로 활용된다.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해상도 사이즈가 정형화되어 있다. 하지만 과거 위피 폰 시절만 하더라도 다양한 해상도에 따라 서로 다른 이미지를 사용해서 작업을 해야 했다. 예를 들어, 해상도가 176×240인 폰과 240×320인 폰에서 사용되는 이미지의 크기는 달랐고 각각의 이미지가 위치하는 좌표 값 역시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이너가 좌표 값이 정리된 파일 없이 이미지 파일만을 전달하게 된다면 개발자는 엄청나게 비효율적인 작업을 하게 된다. 보통 한 화면에서 사용되는 이미지는 각각의 세부 이미지들로 분리돼 있는데 이 분리된 이미지들의 위치를 개발자가 일일이 테스트하면서 적당한 위치를 찾는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정말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게 얼마나 귀찮고 비효율적인 작업인 지를 모를 것이다. 디자이너에게는 한 시간도 안 걸리는 작업이 개발자에게는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 

개발자는 최대한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전체 화면에서 각각의 세부 이미지들의 명확한 좌표 값이 정리된 엑셀파일만 전달 받으면 시간낭비를 줄이고 더욱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가끔 이 엑셀파일을 만드는 작업을 귀찮아 하는 디자이너들이 있는데 예외 없이 무조건 받도록 하자. 



3. 사전에 역할분담을 명확히 구분해라 
협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맡은 부분 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전에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줄이기 위해 제작 초기 직접 만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의사를 충분히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실제 현장을 보면 초반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달리 다양한 충돌이 발생한다. 특히 일정이 쫓기는 막판 상황에서 업무분장이 모호해 추가된 일이 생겨도 서로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떠밀거나 잦은 수정으로 인해 서로 언성을 높이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앱은 잘 만드는 것 못지않게 빠른 시간 내에 제작해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간의 이해 차이로 충돌이 나고 시간이 허비되는 동안 다른 사람이 먼저 시장에 비슷한 제품을 내놓는 경우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아무리 간단한 내용이라도 서로간에 같은 그림을 공유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자. 만약 당신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면 직접 만나거나 최소한 전화 상으로라도 충분히 공유하자. 초반에 한 시간이면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일도 나중에는 눈덩이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