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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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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 개발로 1억원 이상의 수익을 낸 이민석씨(왼쪽)와 SKT 데이터사업본부 박정민 팀장. / photo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시 중구 을지로 2가에 위치한 SKT (대표이사 정만원) 본사 ‘T타워’. 33층 유리 건물의 회전문을 밀고 들어가자 또 다른 세상이다. 방문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대의 애플컴퓨터를 배치한 라운지, 그리고 입점 당시 화제를 몰고왔던 세계 최초 ‘IT 스타벅스’에 눈길이 멎었다.
   
   지난 2008년 9월 문을 연 ‘IT스타벅스’ 매장에선 유비쿼터스(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통신 환경)가 장착된 스마트 테이블에 앉아 휴대폰과 컴퓨터로 음료를 주문·결제할 수 있다. 
   
   ‘스마트’하게 주문한 커피를 들고 향한 곳은 지하 2층에 위치한 세미나실. 이곳에서 SKT 앱스토어인 ‘T스토어’ 창립 1주년을 맞아 SKT 박정민 팀장(42·데이터사업본부)과 ‘T스토어’ 스타급 앱 개발자 이민석(28)씨를 만났다.
   
   
   한국형 앱시장 표준화 이룰 것
   
   SKT에서 선보인 한국형 앱스토어인 ‘T스토어’가 지난 9월 9일 1주년을 맞았다. 오픈 3개월 만에 20만명을 돌파했던 가입자 수는 현재 27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다운로드는 3500만건,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수만도 5만여개다. 오픈 당시 “이동통신사 앱스토어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일부의 우려를 완전히 깨고 ‘한국형 앱스토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앱스토어의 경쟁력은 콘텐츠의 숫자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되기 위해선 우리식으로 맞춤화된 콘텐츠가 더 중요하죠. 실시간 교통안내, 맛집정보 등 국내에 특화된 콘텐츠가 집중적으로 담겨있는 ‘T스토어’는 대한민국 앱의 표준을 제시하자는 게 목표였습니다.” 데이터사업본부 박정민 팀장의 말이다.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앱의 수를 ‘국내 특화 콘텐츠’라는 강점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T스토어’의 상승세는 지난 6월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S’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한다. T스토어의 누적 앱 다운로드 건수는 지난 6월 1000만건을 돌파한 이후 7월 약 2000만건, 9월 현재 3500만건을 기록했다. 
   
   ‘T스토어’의 지난 1년이 앱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방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고급 개발자 육성과 콘텐츠 대량생산이 숙제로 남아있다. SKT는 올 3월 서울대 연구동에 모바일 IT 전문인력 양성기관인 ‘T아카데미’를 설립,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한 SKT의 경험과 노하우를 교육과정에 담아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T아카데미’는 전 과정을 무료로 운영해 앱 개발을 원하는 수강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면서 호평을 받았다. 거기다 건물 1층에 자리잡은 ‘MD(Mobile Device) 테스트 센터’에 시험용 단말기와 검증 장비를 구축하고, 콘텐츠 등록·과금 정산 등도 한곳에서 지원하는 원스톱 인프라 환경을 구축했다. 
   
   SKT는 앱 개발자 교육에 힘쓰는 한편, 타 이동통신 고객도 ‘T스토어’를 이용하게 하는 획기적인 개방 정책을 펼치며 규모의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지금은 하루 방문자가 80만명에 달합니다. 다운로드도 80만건 정도고요. 이동통신사도 앱 스토어에 자생력이 있다는 게 입증된 것이죠. 앱 마켓은 아직도 불모지와 같습니다. 곧 앱 개발자들에게 더 나은 개발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SKT가 250억원, 삼성전자가 250억원을 출자한 이노베이션센터를 선보이게 될 겁니다. 한국형 앱 마켓의 무한 팽창을 위해 개발자 양성과 판로개척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개발자들 등용문, 앱 개발 공모전 
   
   앱 없는 앱 마켓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오늘날의 ‘T스토어’를 있게 해준 것은 경쟁력과 차별성을 갖춘 콘텐츠, 즉 앱이다. 박 팀장이 “‘T스토어’ 하면 이분을 빼놓을 수 없다”며 소개한 사람은 앱 개발자 이민석씨. 이씨는 다양한 앱 개발로 현재까지 1억5000만원의 수입을 낸 스타급 앱 개발자다. 최근 3개월 동안 수익금만도 1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1인기업 형태이기 때문에 수익금의 대부분은 그의 몫이다. 지난 ‘SK텔레콤 모바일 콘텐츠 오픈마켓 어플리케이션 공모전’에서는 ‘지하철 알리미’ 앱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원래 전공은 도시행정이었습니다. 당초 웹 프로그램 방위산업체에 근무했는데 그때 앱 시장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닫게 됐죠. 지금껏 T스토어에 올린 제 앱 중에 복잡한 프로그래밍을 요구했던 것은 거의 없습니다. 평일엔 학교 다니면서 짬짬이 하루 평균 2시간씩 앱 개발에 몰두했죠.” 
   
   이씨가 프로 앱 개발자로서 앱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한 계기는 앱 관련 강연 때문이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아이티투데이(ittoday.co.kr)에 앱 개발과 관련된 칼럼인 ‘이민석의 원포인트 레슨’을 연재하고 있고 각종 앱 프로그래밍과 관련해 전문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내가 성공모델을 구축해놔야 학생들이 따르지 않겠냐”며 “처음에 앱 개발 시장의 무궁무진함을 역설할 때 고개만 끄덕이던 학생들이 점점 자진해서 개발에 나서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가 만든 모든 앱은 ‘일상의 불편함’에서 출발했다. 갓난아이가 시도때도 없이 우는 것을 보고 딸랑이 소리가 나는 ‘아기 울음 뚝’ 앱을 개발하는가 하면,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지하철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불편해 ‘지하철 알리미’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휴대용 통번역기, 음성명령기 앱 등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실용성 때문인지 그의 앱은 대부분 유료(990~1800원대)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게 만들었다.
   
   그는 최근 스마트폰 용 앱 개발뿐 아니라 곧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관련 앱도 개발 중이다. “갤럭시탭 역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 개발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초창기 앱 개발 공모전에서 수상한 앱들을 보면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는 등의 단순한 앱이었다”며 “이제 겨우 1년이 됐을 뿐인데 앱 시장이 겁이 날 정도로 빨리 변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앱 시장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어마어마하게 팽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스토어의 미래에 대해 SKT 홍보팀 김지원 매니저는 “SK텔레콤은 T스토어를 현재의 스마트폰 기반의 앱스토어에서 확장해, 향후 태블릿PC, 스마트TV, 자동차 등 모든 관련 제품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모바일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이민석씨와 같은 유능한 앱 개발자들을 주축으로 한국인이 이용하기 가장 편리한 앱스토어로서 해외 앱마켓과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