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원포인트 레슨

9. 관점을 바꾸면 답이 보인다





  여기 그림 한 장이 있다. 어떤 사람은 오리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토끼라고 말할 것이다. 이 그림은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오스트리아 철학자가 그린 '오리-토끼'란 그림으로, 보는 관점에 따라 오리로 보일 수도 있고 토끼로 보일 수도 있는 그림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그림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림은 그대로 있었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오리가 되고 토끼가 되기도 한 것이다. 관점의 변화. 오늘은 이 관점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 




애플이 성공한 이유에서 성공전략을 찾자 



최근 몇 달 사이에 온갖 매스컴을 덮었던 두 가지 단어가 있다. 바로 아이폰과 스티브잡스다. 그런데 왜 스티브잡스가 성공했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에 대한 고민은 적었던 것 같다. 여러분은 왜 애플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가? 필자는 스티븐잡스가 성공한 이유는 그가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의 왼쪽은 그 동안 많은 업체들이 가져왔던 관점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좋은 스펙을 가진 하드웨어 즉, 빠른 CPU 대용량의 메모리, 선명한 LCD 같은 것들을 합치면 경쟁력 있는 제품이 나오고 많은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오른쪽 잡스의 사고방식은 좀 다르다. 그는 기술과 디자인이 사람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보았다. 필자는 이런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오늘 날 애플을 성공시킨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앱스토어 성공전략도 이와 동일한 관점이 적용될 수 있다. 개발자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소비자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강화하면 같은 앱이라도 분명한 차이를 볼 수 있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가격을 정하자 



앱을 만든 후 검수를 통과하면 판매를 위해 가격을 정한다. 당신이 만든 앱의 가격은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 

보통 개발자들은 두 가지를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 같다. 첫 번째는 개발기간과 가격을 비례시켜는 것이다. 개발기간이 얼마 안 걸리는 앱은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개발기간이 오래 걸린 앱은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다. 두 번째는 사용된 기술의 수준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는 것인데 어려운 기술이 들어갈수록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런 가격책정 방식이 과연 옳은 판단일까? 필자의 생각은 '아니오'다. 이런 가격책정은 순전히 개발자의 시각에서 나온 방법이다. 소비자에 대한 관점에서 고려된 것은 전혀 없다.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 예를 들어보자. 
   
작년에 필자의 '지하철알리'미와 함께 '베이비폰'이라는 앱이 지상파 광고를 탔다.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앱 중 하나인데 기능은 매우 간단하다. 아기들에게 휴대폰은 매력적인 장난감이다. 버튼을 만지면서 가지고 노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아기가 가끔 통화버튼이나 단축버튼을 눌러 이상한 곳에 전화가 걸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베이비폰인데, 베이비모드라는 특정 모드를 두어서 버튼을 누르면 통화대신 미리 설정되어 있는 동물그림과 소리를 보여주게 된다. 정말 심플한 기능이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이 앱의 적당한 가격이 얼마라고 생각하는가? 

보통 개발자들에게 물어보면 500원, 심지어 100원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다. 기술적으로 대단한 요소가 없으며 개발기간이 1주일 미만이기 때문에 개발자의 관점에서는 비쌀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앱의 가격은 2900원이다. 그리고 필자는 이 가격이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자가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보면 납득이 갈 수 있는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 오른쪽 제품의 이름은 '베이비 폰'이다. 좀 전에 얘기한 베이비폰 앱과 동일한 이름이다. 기능도 거의 같다. 그런데 가격은 놀랍게도 4만원이다. 사이트마다 가격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3만~4만 원에 팔린다. 자, 이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우리의 소비자는 어린 아기를 가진 부모님들이다. 그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베이비폰 제품을 사려면 4만원을 내야하고 항상 휴대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하지만 베이비폰 앱을 사용하면 어떠한가? 휴대폰은 항상 휴대하는 물건이기 떄문에 별도로 챙길 필요 없다. 기능적인 면은 어떠한가? 기능은 계속 업데이트가 되며 단순한 동물 소리 외에도 부모의 사진과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줄 수도 있다. 게다가 가격은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당신은 2900원을 주고 이 앱을 사겠는가, 아니면 4만 원짜리 무거운 베이비폰을 갖고 다니겠는가. 

부모입장에서 2900원은 더 이상 터무니없는 가격이 아니다. 물론 비싸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구매할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에 결국은 가격을 수용하게 된다. 이것이 소비자의 관점에서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닌 혜택 

필자는 지하철알리미를 개발하기 위해 3개월간 개발에 매달렸고, 550개 역을 돌면서 일일이 테스트하기 위해서 한 달이라는 추가시간을 투입했다. 하지만 가격은 베이비폰보다 훨씬 저렴한 1900원이다. 개발자의 관점에서 본 다면 베이비폰의 가격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베이비폰의 2900원 가격은 매우 훌륭한 가격정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는 당신이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했는지,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서 개발을 했는지 전혀 궁금해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앱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앱스토어는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레드오션화 된 시장에서 고객의 눈에 띄려면 먼저 고객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 우리의 제품을 구매해서 수익을 안겨주는 사람은 고객이다. 이제 개발자 중심의 관점을 변화시키자. 관점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그 만큼 다양한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관점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자.